군종목사는 비전투병과지만, 군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힘든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책임질 유일한 직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군목 중 현장에서 직접 뛰는 소령 군목들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인력이 워낙 부족해 혼자서 수많은 장병 및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 소령 군목의 숫자는 60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1인당 책임져야 하는 장병은 2000명에 달한다. 미국 군목이 1인당 책임지는 장병 숫자가 100~200명인 것과 대비된다. 할 일도 많다. 이들은 장병 상담부터 종교시설 관리, 종교행사 담당, 훈련 참가까지 해야 한다.
업무는 많은데 진급은 어렵고, 정년 제한도 이르다.
16일 국민일보와 만난 한 군목은 “진급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고, 뚜렷하게 성과를 내보이며 진급할 기회도 적은 편”이라며 “45세가 되면 정년 제한에 걸리는데 이때까지 진급을 못 하면 속절없이 전역해서 사회라는 허허벌판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소령 군목들의 비애는 군 생활 이후에도 계속된다. 조기 전역한 이들은 사회에 나가 목회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교계에서는 소령 군목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은근히 이들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목회자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15년가량 부목사를 하고, 50세 전후로 담임 목사를 한다. 반면 청장년 시절 외부와 단절된 채 군선교에 바친 소령 군목들은 40대 중반 전역하면서 사회로 나오면 부목사와 담임목사 모두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부목사를 하기에는 나이가 많고, 담임목사로 청빙하기에는 부목사 생활 부재 등으로 검증이 안 됐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소령 군목들은 전역 후 주로 개척 교회나 오지 선교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중장년 시절을 어렵게 보내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교계 일각에서는 편견을 배제하고 군목들의 역량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