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 전격 해임

입력 2023-01-14 04:03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사진)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음에도 해임했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경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후환경대사직은 사의를 표한 적이 없는데, 해임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임이 맞는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사의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자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저출산위에 제출했다.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에 대해 해임이라는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은 최근 지속적으로 당내 친윤석열계와 갈등을 빚어온 것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차기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는 나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선택하라는 신호를 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친윤계를 겨냥한 듯 페이스북에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친윤계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이 세일즈 외교를 나가는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졌다. 자기 정치만 한다”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신임 저출산위 부위원장에 김영미 현 저출산위 상임위원을, 신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홍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내정했다.

구승은 문동성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