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해외로 도피했다가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르면 13일 국내로 송환된다.
김 전 회장은 12일 오후 태국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불법체류 신분을 인정하고 송환 거부 소송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초 국내 입국을 지연시키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재판 시작 전 쌍방울 직원들에게 ‘자진 입국하겠다’며 심경 변화를 전했다고 한다. 송환 거부 절차로 얻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측은 긴급 여권 발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쌍방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즉시 귀국해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제기됐던 많은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8개월간 호화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에 체포됐다.
그는 현재 수원지검이 진행 중인 쌍방울 비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힌다. 전환사채(CB) 편법 발행을 통한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외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20억원 대납 의혹, 불법 대북송금 혐의 등이 있다.
검찰은 쌍방울의 실질적 사주였던 그가 각종 의혹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본다. 귀국 즉시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의혹 수사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양민철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