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다음 날인 11일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으로 내려가 윤석열정부를 강력 비판하며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표는 “정치검찰에 맞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고 왔다”며 “의연하게 저들의 야당 파괴, 민주주의 파괴 시도를 분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어떤 모략과 날조를 해도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정권의 폭정과 무도함에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나라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국정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실은 만사를 제쳐놓고 당권 주자 줄 세우기, 권력 장악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명백히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는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실의 공직감찰팀 신설 계획을 언급하며 “모든 것이 나와 주변만을 뺀 윤 대통령식의 ‘내 마음대로 법치’로 보인다”며 “이러자고 멀쩡한 민정수석실을 폐지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종일 인천에 머물며 지역 민심을 다졌다. 오후에는 인천신항에서 ‘무역적자 수출상황 점검 현장간담회’를 진행한 뒤 인천 남동구의 한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시장 방문 현장에서도 정권 비판에 열을 올렸다. 그는 즉석연설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여러분을 지키는 방법일 수도 있다”고 강조하며 “꺾이지 않고 굴하지 않고, 반드시 싸워 이길 뿐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천 계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선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며 “우리가 세상의 주인임을, 이 나라의 주권자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는 더 못 참는다. 인내의 인계점을 넘었으니 싸워야 하지 않느냐”면서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회 안에서 싸우면서 조금이라도 (민생을) 챙기되, 의회 안에 갇히지 않고 밖에서도 계속 하면서 두 가지를 동시에 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원내 투쟁과 장외 투쟁을 병행하자는 뜻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당대표 지원 사격을 이어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모녀에 대해서는 단 한 번의 소환조사도 없던 윤석열 검찰이 공권력 무한 남용의 진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이 대표는 어제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소신으로 당당하게 출석해 소명했다”며 “이번 수사는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억지 법리이자 사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다.
한편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1일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전 지사 측은 “새해 인사를 드렸다”면서 “문 전 대통령 내외가 김 전 지사를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서로 건강과 안부, 새해 덕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의 정치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 한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인천=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