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신입생 모집에서 주요 신학대 신학과의 지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와 사립대를 중심으로 정시 지원자가 ‘제로’인 학과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학과로 꼽히는 신학과의 선전이 돋보인다. 신학대마다 정원감축 등 몸집을 줄이면서 ‘반값등록금’과 지원자격 확대, 홍보 강화 등 자구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11일 인터넷원서접수 업체인 ‘유웨이어플라이’에 따르면 감신대 고신대 서울신대 장신대 총신대 한세대 6개 주요 신학대 신학과의 2023년도 신입생 수시 및 정시 지원율(그래프 참조)은 평균 2.47대 1로 지난해(1.78대 1)보다 부쩍 상승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한세대 신학과(4.75대 1)를 제외하더라도 2.02대 1을 기록했다.
한세대 신학과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상승했다. 31명 모집에 62명이 지원(2.0대 1)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16명 모집에 76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껑충 뛰었다. 이어 총신대(3.90대 1) 서울신대(2.18대 1)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경쟁률 상승 이면에는 치밀한 ‘신입생 모시기’ 전략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세대 입학팀 관계자는 “특정 요인을 꼽기는 어려우나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지원받은 이른바 ‘반값 등록금’ 제도가 주효했던 것 같다”며 “신입생에게 첫 학기 등록금의 50%를 지원하는 제도 덕에 학생복지 지원 규모가 더 두터워졌다”고 말했다.
장신대의 경우, 신입생 지원 자격을 확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장신대 교학실 관계자는 “목회자·선교사 자녀 전형에 있어서 ‘교단 소속’에서 타 교단 소속의 목회자·선교사 자녀도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총신대는 수시 입학생에게 사실상 취업이나 마찬가지인 군목시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신대도 군종사관을 준비하는 학생의 수업 및 거주(생활관) 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
기발한 홍보도 빼놓을 수 없다. 총신대 입학인재개발팀 관계자는 “EBS에 별도 비용없이 광고를 하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전했다. 감신대는 교수를 중심으로 지역 교회나 수련회 현장을 방문해 학교를 알리고 있다. 고신대는 예배시간 때 신학과의 광고를 노출할 수 있도록 소속 교단의 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이 밖에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시모집 비중을 높이는가 하면(총신대), 모집 대상에 사회기여 및 배려자 전형 신설 계획(장신대)도 있다. 학교 홍보 대상을 고3 학생에서 중고등학생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고신대)도 모색 중이다.
박지훈 임보혁 유경진 기자,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