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작·표적 수사” 檢 “혐의 입증 자신”

입력 2023-01-11 04: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정권 그 자체가 됐다”며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당당하게 정치검찰에 맞서 이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이 대표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표적 수사” “검찰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성남FC의 160억여원 후원금 유치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대기업들과 성남시 간 ‘부당 거래’의 결과라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에 들어가기에 앞서 2300자 분량의 대국민 입장문을 약 10분 동안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들고,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어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제3자뇌물 혐의와 관련해 두산건설 소유 부지의 용도 변경 경위 등을 이 대표에게 따져 물었다. 이 대표가 정치적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기업 접촉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가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에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이 있으니 야당 대표를 부르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무혐의 처분된 적은 없었다”고 이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카드까지 검토한 뒤 설 연휴 직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성남지청을 나서면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을 많이 느꼈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제시된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승욱 기자, 성남=신지호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