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현대차그룹에서 꺼내든 무기는 전기차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에 인도 뭄바이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의 공식 출시행사를 가졌다. 오는 13일에는 인도에서 개최되는 ‘오토 엑스포 2023’에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넥쏘 등의 친환경차를 전시할 계획이다. 인도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는 9일(현지시간) 현대차가 현지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2025년 출시 예정이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인도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인도에 총 400억 루피(약 606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6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가 인도의 전기차 시장에 주목하는 건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최소 42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리에 올랐다. 14억명이 넘는 인구가 판매량을 견인했다. 앞으로 확장할 여지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세계 평균(2.7%)보다 높은 6.1%로 추산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여전히 이륜차와 삼륜차가 주요 이동수단이다. 앞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잠재 고객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초기 걸음마 단계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량은 4만대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탓에 세계 각국으로부터 ‘탄소중립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 정책을 펴는 등 전기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인도에서 내연기관차로 선전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55만2511대를 판매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다. 현대차는 2015년에 크레타를 앞세워 인도에 진출했다. 기아는 지난해 25만4556대를 팔았다. 인도에 처음 진출한 2019년(4만5226대)과 비교하면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판매량은 80만7067대로 전년(68만6616대) 대비 17.5%나 증가했다. 기아의 경우 소형 SUV 셀토스가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현지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8월에 누적 판매 30만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셀토스 비중은 약 55%에 이른다. 최근에는 전기차 EV6를 출시했다. 당초 100대를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반응이 뜨거워 430대를 팔았다. 기아는 2024년까지 전기차 6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 가운데 인도에서 가장 먼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회사도 기아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