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이 강조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윤힘 후보’와 ‘수도권 당대표론’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윤힘 후보’는 친윤(친윤석열)계가 지지하는 김기현 후보를 ‘윤심(윤 대통령 의중)’에 의존하는 후보로 규정한 뒤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네이밍 전략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어 “나는 윤 대통령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했고, 윤석열정부의 인수위원장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연대보증인, 아니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윤힘 후보’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저는 대통령의 업적에 기대는 ‘윤심팔이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에 더욱 힘을 보태는 ‘윤힘 후보’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당대표론’도 역설했다. 안 의원은 “총선 최전선은 수도권”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만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최전방 전선에서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라며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과 중도 스윙보터, 2030세대의 마음을 잘 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김기현·윤상현 의원에 이어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세 번째 주자가 됐다.
출마선언을 마친 안 의원은 첫 일정으로 경남도당 신년인사회를 선택했다. 연고지인 ‘부산·경남(PK) 민심’을 다지겠다는 의도다.
같은 날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국회 인근 대산빌딩에서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친윤계 의원 40여명이 참석하며 세를 과시했다.
김 의원은 “당이 흔들릴 때도 많고 힘들 때도 많이 있었지만 한결같이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땐 협상하며 끝까지 당을 지켜왔던 그 정통성 뿌리, 보수의 근간을 다시 한번 회복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안 의원의 ‘수도권 당대표론’을 넌지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어떤 사람이 리더가 돼 내부 불협화음 없이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출신 지역을 가지고 논할 것은 결코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민지 구승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