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피해 딛고 하루빨리 일상 회복하도록… 예장백석 총회, 모금운동 통해 새집 지원

입력 2023-01-10 03:04
김유화(오른쪽) 집사와 해뜨는교회 성도들이 9일 예장백석 총회가 제공한 보금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져 막막했는데, 가장 절실한 때에 따뜻한 보금자리에 들어올 수 있어 감사합니다. 새해에 주님이 주신 선물 같습니다.”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가 새집을 선물로 받은 김유화(65·해뜨는교회) 집사의 고백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9일 경북 울진군 북면에 79㎡(약 24평) 넓이의 보금자리를 그에게 선사했다.

김 집사는 지난해 3월 울진 산불로 주택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김 집사 집에는 노모와 반려견이 함께 살고 있었다. 김창기 해뜨는교회 목사는 산불 소식에 김 집사 집으로 달려가 노모를 구하고 직접 화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인근의 산불이 더욱 거세지면서 결국 주택은 완전히 불에 타고 말았다.

이 소식을 접한 예장백석 총회 임원들은 즉시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고, 김 집사의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주택 건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백석 총회는 모금운동을 벌여 건축비용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건축회사인 동해하우징과 계약한 후 공사를 진행했다. 당초 11월에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지반공사 등에 좀 더 정성을 들이면서 입주가 미뤄졌다.

김 집사가 살게 될 주택 전경.

마침내 공사가 완료된 후 새집 앞에 선 김 집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위해 나누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김 집사 곁에서 아픔을 함께한 김 목사는 “고난받는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준 교단 총회의 큰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예장백석 총회 관계자는 “백석총회가 건립한 김 집사의 새 보금자리는 산불 피해 이후 한국교회의 지원으로 입주한 첫 사례가 된다”며 “앞으로도 총회는 김 집사를 포함한 이재민의 생활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진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대부분의 이재민은 아직도 컨테이너 임시주택에 머물고 있다. 울진군 이재민 180여 가구 중 새집을 짓고 입주를 마친 곳은 10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그동안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보였던 울진군이 올겨울 북극 한파로 영하의 날씨로 떨어지면서 임시주택에 있는 이재민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감내하고 있다.

울진=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