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풍암호 수질개선 방안 갑론을박

입력 2023-01-10 04:05

광주 도심의 대표적 친수공간인 풍암호의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해 광주시와 민간공원 특례사업자, 사회·환경단체 등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풍암호는 1956년 농업용 저수지로 축조됐다. 1980년대까지 농업용수를 공급하다 1990년대 풍암택지개발 이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주변에 들어서면서 나들이, 산책 코스로 꾸며졌다. 하지만 해마다 여름철 녹조 현상과 함께 악취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선정돼 사업자가 풍암호를 포함한 공원 조성 사업비를 부담하는 대신 민간아파트 등 2800여 세대를 지어 분양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중앙공원 1지구 조성을 통해 풍암호 수질 개선과 명품 공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풍암호 인근 민간아파트 신축과 공원 개발에 나선 특례사업자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농어촌공사 소유인 풍암저수지를 340억원에 사들이고 향후 수질 개선 시설비로 278억원을 추가 투입하도록 했다.

2025년까지 준설작업과 더불어 아파트 신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흙모래로 호수 일부를 메우고 현재 2.8~4.9m의 수심을 평균 1.5m로 낮추는 게 수질 개선의 핵심이다. 수질이 악화한 영산강물과 생활오수 등의 유입을 차단하고 주변에 대형 지하수 관정을 파 매일 1000여㎥의 깨끗한 물을 흘려보내 수질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시는 호수면적이 12만㎡에서 10만㎡, 저수량은 35만t에서 15만t 정도로 줄어들지만 수질 관리의 효율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질 개선 방안이 구체화하자 풍암동 주민자치위, 환경단체 등은 호수 매립과 지하수 유입은 합리적 수질 개선 방안이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풍암 호수 매립반대’ 현수막을 곳곳에 내건 풍암동 주민자치위는 주민 5000여명의 반대 서명을 토대로 “시민 의견수렴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호수매립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