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내 마스크 해제, 중국 변수 고려해 신중하길

입력 2023-01-10 04:04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국군검역지원단이 중국 지난에서 도착한 입국자들에게 PCR 검사센터 안내를 하는 모습. 뉴시스

정부가 다음 주 중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해제 요건을 충족했다는 것인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①환자 발생 안정화 ②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③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④고위험군 면역 획득 등 4개 지표 중 2개 이상 충족될 때 논의를 거쳐 1단계 해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1월 첫째주(1~7일) 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41만4673명으로 2주 연속 감소했다. 중환자 병상 가용 능력, 주간 치명률도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최근 2주 이상 위중증 환자가 500~600명대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위험군의 추가 접종률도 쉽사리 오르지 않아 목표치를 도달하지 못했다. 4개 중 2개 이상이 충족되긴 했지만 기준을 제시할 무렵 간과한 게 있다. 중국 변수다.

중국은 지난 8일 해외 입국자의 코로나 검사와 격리 의무 조치를 풀었다. 3년간 이어진 ‘제로 코로나’의 방역 규제가 모두 사라졌다. 그러자 중국인이 밀려왔다. 정부가 지난 2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 후 8일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이는 8399명이고, 공항에서 검사받은 단기체류자의 양성률은 20.0%다.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의무화된 중국발 입국자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입국 전 음성확인서만 제출하면 되는 홍콩·마카오발 입국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장 우려했던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중국 유행 상황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0일간이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 특별 수송 기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기간 연인원 20억명이 이동할 예정이라 중국 내 코로나 확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내 요건은 충족됐다 하더라도 중국 변수가 여전하다. 춘제까지 지켜보고 중국 내 확산세와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 등이 안정된 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