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8일(현지시간) 폐막한 ‘CES 2023’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계열사들이 만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누적으로 3만여명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CES 2022와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난 숫자다.
SK그룹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같은 실물 소비재를 전시한 것도 아닌데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를 주로 하는 기업의 전시관에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몰린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탄소감축을 볼거리, 시식 등의 ‘오감 체험형 전시물’로 꾸며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한국 재벌 그룹의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CES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늘 고민하는 주제인 탄소감축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 깊고 기쁘다”고 호평했다.
SK그룹은 이번 CES에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함께 구축한 탄소감축 밸류체인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이어 ‘넷 제로(탄소 배출량 0) 실천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은 뇌전증 발작을 예측해 감지하는 SK바이오팜의 ‘제로 글래스’와 ‘제로 와이어드’를 직접 착용하며 담당자들에게 구매 방법 등을 문의하기도 했다.
대체 유단백질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 SK푸드트럭에는 나흘간 1만5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초 준비했던 1만2000인분이 사흘 만에 모두 소진돼 3000인분을 긴급하게 공수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관람객 조안나 호비는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삶의 방식과 제품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SK그룹은 탄소감축 행동이란 주제에 맞춰 전시관 설치·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575만t을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쇄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이 전시관 내 ‘넷 제로 기부 룰렛게임’에 참여해 쌓은 약 1억원 상당의 포인트에 SK그룹이 같은 금액을 매칭 펀딩한다.
라스베이거스=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