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조율없이…” 尹心 밖에 난 나경원

입력 2023-01-09 04:10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정책과 무관한 ‘출산시 대출 탕감’ 발언을 내놓은 나경원(사진) 전 의원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저출산 정책에 대한 혼선을 가중시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적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부위원장 해촉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나 전 의원이 대통령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인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산 시 대출을 탕감해 주는 이른바 ‘헝가리 제도’를 언론에 발표한 데 이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브리핑을 갖고 “(출산시 대출 탕감 발언은 나 전 의원)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안 수석 브리핑에 이어 8일에도 부적절함을 거듭 지적하면서 나 전 의원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일련의 처사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위원회 논의와 전문가 검증 없이 (출산시 대출 탕감 정책을) 언론에 발표해 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다”면서 “국무총리실이 ‘국정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음에도 발표를 강행한 것은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십조 원의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 저출산 정책”이라며 “나 전 의원은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마저도 예산 추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는 점을 들어 극구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들께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사회수석이 나 전 의원 언론 발언에 대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반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전 의원은 또다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는 정책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인구 정책을 총괄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입장 표명에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확전을 피했다.

문동성 정현수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