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이 주 후반이 돼서야 차츰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예보됐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으로 3일간 춥고 4일간 공기가 탁한 ‘삼한사미(三寒四微)’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립환경과학원은 9일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청권 등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이번 미세먼지는 황사까지 겹치면서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농도가 한꺼번에 치솟은 것이 특징이다. 8일 전국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45㎍/㎥, 미세먼지는 104㎍/㎥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각각 86㎍/㎥, 143㎍/㎥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한 건 한파가 다소 꺾이면서 바람이 줄어든 탓이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중국에서 북서풍을 타고 들어온 황사와 미세먼지가 바람이 줄어들고 따뜻해지는 타이밍과 맞물리면서 갇혀 머물게 됐다”고 설명했다. 잿빛 하늘은 오는 13일과 14일이 돼서야 내리는 비에 다소 씻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전히 맑은 날씨라기보다는 약간 해소되는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미세먼지가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중국 산업이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원래 상태를 회복하고 있는 영향”이라며 “오는 3월 초까지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의 미세먼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값도 오르면서 중국에서 값싼 석탄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삼한사미’가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신영 이의재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