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편입 종목과 매매 시점을 결정해 운용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액티브 상품 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률보다 큰 손실을 입었다. 반면 기초지수를 수동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는 선방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펀드매니저의 대응이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최근 1년간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30.66%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는 -19.98%로 하락장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21.5% 내린 것과 비교하면 패시브 상품은 적은 손실을, 액티브 상품은 더 큰 손실을 봤다. 액티브 ETF의 경우 일부는 패시브 ETF와 같이 기초지수를 추종하면서도 나머지는 운용사의 자율적인 운용에 맡긴다.
비교적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채권형 ETF에서도 액티브 ETF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채권형 패시브 ETF는 1년 동안 0.35% 올랐지만 액티브 ETF는 오히려 2.68%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긴축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예측이 어려운 장세가 지속된 결과로 해석된다. 액티브 ETF의 장점인 펀드매니저의 유연한 운용·관리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가 성과를 내려면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들이 뚜렷하게 나오고 테마 등의 유효성에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엔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응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액티브 ETF에 적용되는 상관계수 유지 규정으로 자율성이 제한된 영향도 지적한다.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는 액티브 ETF는 0.7 이상, 패시브 ETF는 0.9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ETF와 비교지수의 유사성이 높아진다. 이때 상관계수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손익 여부를 떠나 비교지수의 포트폴리오에만 의존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