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융통성 없이 옳고 그름으로만 세상일 판단하다… 복음 믿고 변화, 주님의 사랑으로 아이들 인도

입력 2023-01-09 03:06

1남 3녀의 장남으로 아들이라는 이유로 일단 인정을 받으며 부모님 뜻에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오직 바른 삶을 살았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신호등을 무시하는 사람은 용납되지 않았고, 학생들이 알 수 없는 줄임말을 쓰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망친다며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서양문물을 들여와 미풍양속을 해치고 도덕적 문란을 가져오는 교회도 용납이 되질 않았다. 중학교 때 도덕선생님이 종교를 비판하는 책을 읽고 글을 써 오라는 숙제에 신이 나서 타락한 기독교와 목회자의 모습을 예로 들어가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고3 때 학기말 시험 공부가 하기 싫어 교실에 엎드려 있는데 교회 종소리가 너무 아름답게 온 마음을 흔들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교회로 향했다. 교회선생님 권유로 교대에 진학하며 한마음교회에 출석했다. 학업과 교회에 충실하며 ROTC를 거쳐 5년이 넘는 군 생활을 마치고 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다. 시커먼 병사들만 보다가 처음 대하는 아이들은 너무 예뻤다. 오랫동안 거친 군인들을 지휘했으니 아이들 지도쯤은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았다. 체육시간에 말을 듣지 않아 너무 화가 나서 구석에서 머리를 쥐어뜯는데 아이들이 쫄래쫄래 다가왔다. 선생님 말씀 잘 듣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거봐, 선생님 화났잖아.’ 하는 말에 충격을 받고 군대식으로 벌을 주며 무섭게 대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했다.

늘 윤리적 잣대로 살다보니 아내, 자녀와의 관계도 힘들었다. 집안은 엉망진창인데 종일 TV에 빠져 사는 아내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졌다. 10년 간 사사건건 부딪치며 지쳐갔다. ‘아, 정말 이건 아니야.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 될 텐데 어떻게 살지?’ 깊은 고민에 빠지면서도 내게 문제가 있다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던 중 ‘사람이 변하지 않는 것은 부활이 지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언제, 왜, 어떻게 변했는지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십자가 앞에서 죽음이 두려워 도망갔던 제자들이 갑자기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가 살아났다.’고 전하며 순교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거짓말을 전하다가 죽을 수는 없지! 그들은 분명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어. 그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야!’ 역사적 사실인 부활이 선명해지며 모든 고민이 깔끔히 정리됐다. 그때부터 제자들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께서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는 요한복음 말씀으로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지옥 갈 가장 악랄한 죄이고, 이 죄를 회개하지 않으면 구원이 없다고 하셨다. 세상에 연쇄살인, 부모를 죽이는 패륜, 강간살인 등 악랄한 죄가 많은데 왜 예수님 믿지 않는 것이 그렇게 큰 죄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 다시 기도하면서 하나님 입장에서 죄를 보게 되었다. 내 죄 때문에 전능자가 목숨을 버렸는데 여전히 내가 주인으로 사는 것은 가장 악랄한 죄가 분명했다. 순간 “인욱아, 네가 나를 버려도 그래도 사랑한다. 나를 모욕하고 핍박해도 너를 사랑한다.”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 사랑 앞에 눈물로 회개하고 30년이 넘도록 내 마음 문을 두드리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맞았다.

그때부터 내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동안 내가 아내를 진짜 힘들게 했다는 것이 알아지며 신혼처럼 따뜻하게 안아주고, 세 아들과 학급 아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품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순간, 복음을 전하지 못한 것이 직무유기라는 생각에 통곡이 나왔다. 그때부터 결코 이런 직무유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아이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그 후 학교를 옮겼는데 공부는 최하위에 문제가 많은 전학생들을 계속 7명이나 우리 반으로 배정을 하니 너무 화가 났다. 그런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그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보냈다’는 마음을 주셔서 회개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 중에 늘 우울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내가 출장 간 사이에 괴성을 지르며 커터 칼을 들고 난동을 부렸다. 조부모님과 사는데 할아버지는 지병으로 투석을 하고, 아버지는 일을 나갔다 가끔 들어와 손찌검을 하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 따로 살았다. 어린 나이에 힘들게 사는 아이에게 ‘너는 하나님의 생명과 바꿀 만큼 귀한 존재’라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며 손을 잡고 기도하자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안정과 기쁨을 찾았다.

예수님이 주인되시고 그 예수님이 창세기의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며, 온 우주 만물을 통치하시는 분이라는 것이 선명해지니 눈에 보이는 문제가 문제가 아니다. 그 크신 창조주 예수님을 바라보니 아내를 봐도, 자녀들을 봐도, 학교 아이들을 볼 때도 문제보다 각자의 장점을 보게 되며 그것을 기대하게 되고 하나님께서 변화시키실 것을 기대하게 되니 다들 사랑스럽게 보인다.

복음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떤 힘든 문제도 해결한다.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고, 옳고 그름으로만 판단하던 나를 복음으로 변화시켜 주시고 어둠에 있는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전인욱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