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총장 이재서)가 차기 총장 후보 자격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자칫 과거 총장 선거처럼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총신대에 따르면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는 최근 첫 회의를 열고 총장후보추천위원장에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를 선임하면서 총장 선임 절차에 본격 나섰다. 총추위는 오는 18일까지 총장 후보를 접수키로 했다.
하지만 총장 후보 자격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총추위가 발표한 자격 요건에 ‘교수 경력’이 제외되면서다. 외견상 총장 출마 문턱을 낮추면서 지역교회 목회자도 후보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대학 안팎에선 특정 인사를 총장으로 낙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소속 A목사가 총장 후보에 나설 것이란 소문까지 도는 상황이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협의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총추위 첫 모임 전부터 우려스러운 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번 총장 선출이 또다시 정치판의 야합이나 대결 현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신대는 2013년에도 지역교회 목회자가 총장에 선임된 뒤 수년간 극심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송태근 총추위 위원장도 “‘총장 내정설’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의혹이 작용하지 않도록 공정한 진행을 하겠다”고 밝혔다. 총추위 제2차 회의는 다음 달 7일 열린다. 총추위는 후보 접수를 마치는 대로 심의를 거쳐 3명의 후보를 총신대 법인이사회에 추천한다. 2019년 5월 취임한 이재서 총장의 임기는 오는 5월 24일까지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