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민주당 대표 취임 후 검찰의 소환통보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10일 오전 10시30분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기로 (변호인단과 검찰 간) 일정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공개 출석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대표는 당당히 출석해 입장을 말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누구와 갈지,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로부터 지난달 28일에 출석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미리 잡아둔 일정이 있다며 거부했다. 다만 “검찰의 행태를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조사의 일시, 방식 등에 대해선 변호인을 통해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출석하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2018년 두산 소유 성남 분당구 정자동 부지의 업무시설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기부채납 15% 중 5%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성남FC에 현금 약 50억원을 건네게 한 혐의(제삼자뇌물수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 밖에 네이버, 차병원 등 5개 기업에 용도변경·용적률 상향 등 특혜를 제공하고 성남FC에 현금 약 110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용도변경 등의 대가로 성남FC 운영자금을 받은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내용을 보고받고도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할 것을 성남시 관계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 대표가 성남시민구단 운영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밀접히 결부돼 있다고 생각해 당시 인허가 관련 이슈가 있던 기업을 물색해 이들의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고 구단 운영자금을 받은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이 확정되면서 이 대표가 연루된 또 다른 의혹인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14일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로 수사가 중단된 지 23일 만이다. 검찰은 대장동 수익이 이 대표 측에게 선거자금 등 명목으로 전달됐는지 등 자금의 용처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여야 간 이견을 보이는 1월 임시국회와 관련해 “민생법안 처리, 북한 무인기 사태 대응, 국정조사 후속 조치 등 국회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소집 요구서를 국회의장에게 단독 제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임시국회 소집 요청은 이 대표 방탄에 단 하루의 빈틈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철면피도 이런 철면피들이 없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조민아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