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산하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옛 푸르덴셜생명)의 신용 등급이 강등됐다. 이익 창출력과 자본력이 뒤떨어지는 KB생명과 ‘한 몸’이 되면서 재무 지표가 나빠진 탓이다.
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전날 KB라이프생명의 보험금 지급 능력 평가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후순위채 신용 등급은 그보다 낮은 ‘AA’로 매겨졌다. KB라이프생명은 KB금융이 2020년 8월 인수한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해 지난 1일 출범한 통합 법인이다.
KB생명 재무 지표는 푸르덴셜생명보다 뒤처진 상황이다. 푸르덴셜생명은 2019~2021년 평균 19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생보업계 최고 수준이다. 금융사가 투입한 자산 대비 돈을 얼마나 버는지 따지는 지표 중 하나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봐도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9월 말 1.03%를 기록해 업계 평균치 0.4%의 배를 웃돌았다.
반면 KB생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 9월 말 기준 ROA는 -0.67%였다. 수익성이 저조한 저축성 보험을 상당량 판 데다 사업비를 공격적으로 지출한 게 영향을 미쳤다.
자본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지급 여력(RBC) 비율은 250%, 유동성 비율은 379%였다. 같은 시기 KB생명의 RBC 비율은 142%, 유동성 비율은 59%에 불과했다.
KB라이프생명의 보험 수익 기준 시장 점유율이 6% 이상으로 개선되고 생보업계 상위권 수준의 수익성, 자본력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신용 등급이 다시 오를 수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선영 한신평 연구원은 “KB생명은 사업 확대에 따른 지출 부담이 있는 데다 자본력도 생보업계 중하위권”이라면서 “이전 푸르덴셜생명 때 수준의 수익성과 자본력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