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친환경을 강조한 ‘친환경 설 선물세트’를 내놨다. 소비자들이 친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서다. 선물세트의 포장부터 상품 내용물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선물세트에 친환경 포장 ‘햄퍼박스’를 도입한다. 햄퍼박스는 100% 사탕수수로 제작한 포장 상자다. 자연 생분해된다. 내부 충전재는 재사용 용지로 만들었다. 고객이 식품관에서 햄퍼박스를 구매한 뒤 과일, 와인 등의 원하는 상품을 직접 구성해 포장하는 식이다.
축산·수산 선물세트를 담는 친환경 보냉백을 모든 상품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보냉백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R-PET, 폐의류, 종이 보드 등으로 제작했다. 지난해 추석에 서울 강남점과 대전점에서만 선보였던 종이로 만든 과일 바구니도 전체 점포로 확산한다. 일회성 포장에 그치지 않고 손가방으로도 쓸 수 있게 디자인했다.
롯데백화점은 ‘보냉가방 회수’ 프로모션을 선어(鮮魚) 선물세트로 확산한다. 선물세트를 구입한 고객이 약 3주 안에 보냉가방을 반납하면 개당 엘포인트 5000점을 제공한다. 지난해 추석에는 곶감과 정육 세트만 대상으로 했는데, 모두 9200개를 회수했었다. 백화점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집 근처에서 바로 반납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리얼스(RE:EARTH) 부스’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세트를 2만5000세트 내놓는다. 전체 과일 선물세트의 절반 수준이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였던 고정틀과 완충캡을 종이로 교체했다. 대신 선물상자의 크기를 5~10% 늘리면서 과일 간 거리를 넓혀 과일이 상처나지 않도록 보완했다.
포장뿐 아니라 상품 역시 ‘친환경’으로 채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클린 이팅(Clean Eating) 와인’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포도 재배부터 양조 과정까지 친환경을 핵심으로 한다. 탄소배출 0%, 동물성 재료 미사용, 오가닉 인증 등을 받은 와인으로 구성한 세트다. 롯데백화점은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이 65% 적은 ‘저탄소 한우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친환경 명절 선물세트의 비중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물세트를 구입할 때 고급스러운 포장을 중시했는데, 최근에는 포장마저 친환경 여부를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는 추세”라며 “이런 변화에 맞춰 친환경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