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가족 탈출기 ‘선댄스 영화제’서 상영된다

입력 2023-01-09 03:03
제39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스케이핑 유토피아(Escaping Utopia)에서 탈북민들이 백두산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는 장면. 갈렙선교회 제공

탈북 가족을 구출하는 과정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세상에 알린 다큐멘터리 ‘이스케이핑 유토피아’(Escaping Utopia·가제)가 제39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선댄스영화제는 1985년 감독 겸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가 설립한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로, 전 세계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선댄스영화제는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뉴욕영화제(NYFF)와 함께 북미 3대 영화제로 불린다. 올해는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5일 갈렙선교회(대표 김성은 목사)에 따르면 이스케이핑 유토피아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구출된 탈북민 가족의 구출 과정을 담고 있다. 가족 중 일부가 탈북했다는 이유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사실상 사형선고와 같은 유배 명령을 받은 한 가족이 살기 위해 도망쳤다. 무작정 백두산을 넘었고 운좋게 중국 농부에 발견돼 갈렙선교회 구출까지 이어진다.

하나원을 나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3대가 함께 찍은 첫 가족 사진. 갈렙선교회 제공

이 가족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북한의 3대 독재 정권을 경험한 80대 노모와 딸, 사위, 그리고 어린 두 자녀 등 총 5명이다.

미국인과 국제사회가 이해하기 쉽도록 복잡한 북한 정치 상황과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인권유린 문제, 대한민국의 선교단체가 기독교 정신에 따라 생명을 살려내는 과정을 속도감 있고 흥미롭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또 기독교가 불법인 곳에서 하나님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 없이 한평생을 살아온 북한 주민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함께 기도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화는 이번 영화제 기간 중 2~3회 상영될 예정이다.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와 사역자, 구조받은 탈북민 가족이 시사회에 참석한다. 탈북민 가족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는 22일 오전 11시 유타주 솔트레이크 장로교회에서 열린다.

갈렙선교회는 지난 24년간 1000명 넘는 탈북민 구출을 도왔다. 또 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탈북민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선교단체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북한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을 세계 유수 언론사와 공유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복음 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은 자국 영화(U.S. Dramatic Competition), 국제 영화(World Cinema Dramatic Competition), 자국 다큐멘터리(U.S. Documentary Competition), 국제 다큐멘터리(World Cinema Documentary Competition) 등으로 나뉜다.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