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7곳에서 옷을 벗은 정규직이 43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1300명 증가했다. 시중은행이 수익성을 높이려고 정규직을 내보낸 뒤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5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시중은행 정규직 수는 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00명 감소했다. 이 기간 비정규직은 4700명에서 6000명으로 1300명 증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정규직을 가장 많이 줄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KB국민은행 정규직 수는 1만4500명으로 전년 동기 1만5400명 대비 9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수 감소분은 하나은행(600명), 우리은행(400명), 신한은행(3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력 개편 흐름은 BNK부산은행 등 지방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지방은행 정규직 수는 1만800명으로 전년 동기 1만1100명 대비 300명 감소했다. 이 기간 비정규직 수는 800명에서 900명으로 1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수은행 정규직 수는 3만4100명에서 3만4000명으로 100명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정규직을 늘리고 있다. 2021년 9월 말 1200명이던 인터넷은행 정규직 수는 지난해 말 2000명으로 8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 수는 200명으로 제자리였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3000명에 이르는 정규직이 짐을 더 쌀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이 모두 희망퇴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희망퇴직자들을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재채용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쌓은 은행들이 이를 바탕으로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은행권 정규직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