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조력자들에 “부동산·사채 투자하라”옥중 지시

입력 2023-01-05 04:07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사진)씨가 대장동 범죄 수익 275억원을 은닉하는 과정에서 변호인을 메신저로 ‘옥중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측근들에게 부동산과 사채에 투자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김씨 지시를 받아 범죄수익 275억원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지난 2일 구속 기소한 화천대유 이한성 대표와 최우향 이사의 공소장에 이런 내용을 담은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두 사람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화천대유 계좌에서 245억원을 수표로 인출해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중 화천대유 직원 지인의 오피스텔과 은행 대여금고, 김씨의 대학 후배 자택 등에 감춰뒀던 수표 148억원을 찾아내 몰수하고 나머지 자금의 행방도 쫓고 있다.

김씨는 대장동 비리 혐의로 구속된 2021년 11월 이후에도 접견 온 변호인을 통해 이씨와 최씨에게 재산 은닉 및 관리 지시를 계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재산을 마지막까지 철저히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금 현황 보고서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김씨가 은닉한 자금을 ‘(김씨의) 마지막 생명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김씨 변론을 담당한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었다.

수사팀은 자해 시도 이후 회복 중인 김씨의 재조사 시기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전체 범죄 수익 4400억여원 중 2386억원을 김씨 몫으로 보고, 그가 보유한 경기도 판교 타운하우스 등을 동결 조치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