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최악 가뭄 … “30년 만의 제한급수 위기”

입력 2023-01-05 04:07
가뭄이 극심한 완도 금일저수지에 용수를 보충하기 위해 완도 생일도에서 급수차가 식수를 싣고 있는 모습. 전남도 제공

최악의 가뭄으로 시름하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이 수원 확보를 위한 ‘물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 상태가 이어지면 오는 3월부터 제한급수가 불가피하고, 5월이면 지역 상수원 대부분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광주 동구·북구에 물을 공급하는 동복댐의 저수율은 25.8%였다. 광주시 3개 자치구와 전남 고흥·나주·목포 등 10개 시·군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은 28%에 그쳤다. 광주·전남 지역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62%에 불과하다. 이상기후로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댐 저수율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13일 “물 사용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으면 3월 1일부터 제한급수라는 비상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었다. 실제 제한급수가 이뤄지면 30년 만의 긴급조치가 된다. 광주에선 1992년 12월 21일~1993년 6월 1일 163일간 제한급수가 시행됐었다. 유력한 방안은 특정 시간에 급수를 제한하는 방식이지만, 미리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실효성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최근 보성강댐의 수력발전을 중단하고 발전용 댐 물을 주암댐으로 흘려보내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여수·광양 산단 입주기업의 공장 정비 시기를 조정하고 냉각수를 재사용하는 등 공업용수 절감도 추진하고 있다. 영산강 물을 광주 용연정수장까지 끌어오기 위한 관로 설치 작업도 시작된다.

광주시는 “가뭄 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 20% 물 절약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