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 그리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K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K콘텐츠 수출액이 가전이나 전기차를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품으로 자리잡았다. 2021년 한국 콘텐츠산업의 수출액이 124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4일 발표한 ‘2021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 달러로 전년도 119억2000만 달러 대비 4.4% 증가했다. 2021년 연평균 환율을 적용해 환산하면 수출액은 14조3000억원에 이른다.
문체부는 2021년 한류 동호회 인원이 1억5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힘입어 콘텐츠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2016년 60억1000만 달러에서 5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2019년에 102억5000만 달러로 100억 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가전(86억7000만 달러), 2차전지(86억7000만 달러), 전기차(69억9000만 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 달러) 등 주요 품목을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K콘텐츠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산업 수출의 연관 효과도 주목된다. 2022년 한국수출입은행 발표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수출이 1억8000만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콘텐츠산업 수출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수출을 견인하는 첨병 노릇을 하는 것이다.
콘텐츠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이례적으로 고성장을 이뤘다. 2021년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37조5000억원으로 전년도 128조3000억원 대비 7.1% 증가했다. 2021년 전체 산업 성장률 4.8%에 비해 2.3% 포인트 높은 수치다.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2016년 106조1000억원에서 지난 5년간 30조원 이상 늘었다.
콘텐츠산업의 성장세는 2022년에도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발표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66조9000억원으로, 수출액은 0.5% 증가한 54억9000만 달러로 조사됐다.
콘텐츠산업 사업체 수는 10만9000여개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종사자 수는 61만1000여명으로 4.8% 감소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콘텐츠산업 진흥과 수출 확대가 주요 국정과제인 만큼 이번 통계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장감 있는 정책을 짜임새 있게 수립하고 집행해 콘텐츠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콘텐츠 열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는 성공한 K드라마의 시즌2 제작을 잇달아 확정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에 들어간다. 애플TV+도 화제작 ‘파친코’의 시즌2 제작을 진행한다.
토종 OTT인 웨이브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30여개국에 K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했다. 티빙도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손잡고 드라마 ‘아일랜드’를 서비스하기로 하는 등 해외로 발을 넓히고 있다.
K팝에선 BTS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해 하반기 6, 7번째 미니앨범을 잇따라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려놓으며 차세대 K팝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섰다. 블랙핑크에 이어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엔믹스 등 신인 걸그룹의 활약도 주목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