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는 유치 과정 자체가 부산을 전 세계에 세일즈하는 값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지도가 곧 경쟁력이니까요.”
부산 연제구에 있는 시청 시장실에서 2일 국민일보와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성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박 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교섭과 홍보 활동 노력으로 부산의 도시 경쟁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이 해외에 많이 알려지면서 모든 분야의 도시 순위 평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 영국의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관인 지옌(Z/YEN)사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SCI) 평가에서 부산은 전 세계 주요 도시 76곳 가운데 22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SCI는 세계 주요 도시의 디지털 중심 스마트도시 경쟁력 순위로, 202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발표한다. 부산은 2021년 상반기 62위, 하반기 41위에서 2022년 상반기 27위로 순위가 급상승한 뒤 하반기 22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부산은 처음으로 경쟁 도시인 서울을 제치고 대한민국 1위 도시로 발돋움했다.
부산은 2021년 3회 SCI 평가에 처음 이름을 올린 후 1년 반 만에 40계단을 뛰어올라 같은 기간 76개 평가 도시 중 가장 크게 순위를 끌어올린 도시가 됐다.
부산은 지옌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와 국제녹색금융지수(GGFI)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금융센터지수는 2020년 상반기 51위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9월 29위로 22계단 올라섰고, 국제녹색금융지수는 2021년 4월 31위로 첫 순위권에 진입한 이후 2022년 10월 28위로 상승했다.
박 시장은 “도시 평가 순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지리학회에서 발간하는 여행 전문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에서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와 체험장소 25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면서 “도시 단위로 선정된 것은 아시아 전체에서 부산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도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부산의 기업 투자도 늘었다. 박 시장은 “부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9년 4800여억원에 불과하던 투자가 2022년 3조원을 훌쩍 넘겼고, 2023년에는 4조원대 투자유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현시점을 부산의 기회로 봤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면서 전 세계를 다녀보면 아직 부산을 잘 모르는 세계인이 매우 많기 때문에 알려진다면 다양한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도시브랜드 쇄신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상징 등을 새롭게 단장해 전 세계인에게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도시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신규 도시브랜드 개발에 나선 배경에 관해 “도시브랜드는 경제와 직결된다”며 부산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문화 콘텐츠·관광 등 서비스와 관련한 가치 창출을 위해서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획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한국전쟁부터 지금까지 부산의 역사는 국제적 개방도시로의 특성을 갖고,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도시다. 부산항은 세계 2위의 환적항으로 국제물류도시의 특성과 경쟁력을 갖췄고, 국제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런 도시를 국제적인 허브로 만들지 못한 게 굉장히 한탄스럽다”면서 “부산에 돈(투자)과 기업이 몰려들고 사람들이 개방적인 도시(부산)를 관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역량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도시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20여년 만에 새로운 도시브랜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 속에서 기존 도시브랜드로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산이 추구하는 미래도시 비전과 시대적 가치를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은 2003년 제정한 ‘다이나믹 부산’ 슬로건과 1995년 갈매기, 오륙도, 산, 바다, 강을 기본 콘셉트로 형상화한 상징 마크를 사용 중이다.
이를 위해 시는 국내 브랜드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상상곱하기x’와 시민 340명이 참여하는 ‘상상더하기+’를 발족하고 부산 도시브랜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브랜드 디자인 개편은 3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에 맞춰 완료할 예정이다. 부산의 새로운 슬로건은 후보안 3개를 선정해 다음 달 초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최종안이 나올 예정이다. 부산의 도시브랜드 개발이 완료되면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에서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진행한 콘서트를 언급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등 경쟁국과의 치열한 유치전에서 기선 제압을 한 것은 물론이고 부산이라는 도시브랜드를 알리는 큰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브랜드는 단순히 구호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시민 삶 속에 스며드는 내면화와 외부인의 수용성이 필요하다”며 “브랜드 개발이 완료되면 강력한 홍보 전략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도시 명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