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 투자·창의적 조직·한계 돌파… ‘도전과 패기’ 역설

입력 2023-01-03 04:04

올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신년사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동시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면서 ‘기업인의 패기’를 역설했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혁신·변화하고, 현장 중심으로 행동하자는 주문도 따라붙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 역사를 통해 ‘위기가 더 큰 기업을 만든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한 발자국도 내딛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움츠러들기보다는 ‘백년 한화’를 향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오랜 시간 책임감으로 키워온 방위산업, 에너지 산업은 국가 존립을 위해 반드시 자립이 필요한 사업이 됐다. 국가를 대표하는 이런 사업군을 지속해서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어려운 때일수록 내실을 다지면서도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산업은행과 맺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2023년 경영 메시지’에서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은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 인재들에게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수 인재들이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할 조직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미 알려진 위기는 더는 위기가 아니며, 위기라는 말속에는 기회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는 취지의 신년사를 내놓았다. 최 회장은 ‘위기 속 성장기회 선점’ ‘지속가능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위기 때마다 더 높이 도약했던 지난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 한번 한계의 벽을 넘자”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인 품질력을 제고하며, 고객 마음을 얻고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고 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신년하례 및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CFE·Carbon Free Electricity)’을 위한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겠다”면서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자산 50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양손잡이 경영’ ‘애자일(Agile) 경영’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수성과 공성을 함께 하는 경영, 민첩하게 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