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서열 1위였던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비서가 해임되고 후임에 리영길(사진) 국방상이 임명됐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전원회의(12월 26~31일)에서 논의한 ‘조직 문제’ 결과를 1일 보도하면서 “박정천 동지를 소환하고 리영길 동지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보선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받으며 군사부문을 총괄했던 박정천이 전격 해임된 것을 두고 질책성 인사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7차 핵실험 준비 관련 성과가 김 위원장의 기대에 못 미쳐 경질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인사를 통해 군을 통제하는 ‘널뛰기식 인사’일 가능성도 있다. 리영길 국방상도 한때 처형설이 돌았으나 최근에는 주요 보직을 맡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북한의 군 전략 변화에 따른 인사 조치일 수도 있다. 국가정보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박정천이 주로 포병에서 경력을 쌓은 데 비해 리영길은 군단장 등을 역임한 야전·작전통”이라며 “북한이 새로 도입한 공세적 전략·전술을 운영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기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군 총참모장에는 군단장 출신의 박수일 사회안전상이 임명됐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탄도미사일 개발 관여자로 제재 명단에 올린 김수길은 평양시 최고책임자(평양시당 책임비서)가 됐다. 함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유진 전 군수공업부장도 군수 관련 주요 보직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리선권에게 물려준 김영철은 이번 인사에서 언급되지 않아 정치국 위원직 유지 여부 등 거취가 불투명하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