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합 리스크 선제 대응·정교한 정책 조합 중요”

입력 2023-01-02 04:02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을 강조하고 나섰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과 수출 부진, 소비 위축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역대급 복합위기 대응에 총력전을 펴야 할 때라는 진단이다.

금융당국은 첫 번째 역할로 ‘리스크 대응’을 꼽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 환경에 대해 “긴축적 통화 정책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현실화되면서 실물 경제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복합위기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 자산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도 추진키로 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밀착 모니터링을 위한 인프라 개선과 업무 프로세스별 점검 등을 통해 공매도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대 회계부정에 대해 집중 감리를 실시하는 등 회계부정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거시경제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통한 위기 극복에 주력하겠다”며 “금융·부동산 시장 등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총리는 조만간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 후 재도약을 위한 노력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기업의 수출·투자 촉진을 위해 금융지원, 규제혁신 등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혁신, 전략 분야 초격차 확보 등을 위한 신성장 4.0 전략도 구체화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 영향까지 겹치면서 복합 위기에 직면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금리 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선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김경택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