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날 많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새해 일출을 보며 소망을 빌었다. 전국 주요 도심에서 진행된 타종 행사와 해맞이 행사는 코로나19 대유행 발병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영하의 날씨에도 외출한 시민들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 종각역 사거리는 31일 오후 10시 무렵부터 시민들이 빼곡히 모여들었다. ‘제야의 종’ 행사에 모인 인파는 6만여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오후 11시쯤부터 사전 행사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휴대전화 손전등 기능을 이용해 머리 위로 불빛을 비추며 한마음으로 새해맞이를 즐겼다.
1일로 바뀌는 오전 0시를 앞두고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를 함께 외쳤다. 새해를 알리는 타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곳곳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손을 맞잡거나 포옹을 하면서 지난해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한 감사와 새해 덕담을 나눴다.
경기도 안양에서 찾아온 박지훈(22)씨는 “지난해에는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가슴 아픈 사고들이 많았는데, 새해에는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황재현(25)씨는 “취업준비로 바쁘게 살아왔는데, 취직에 성공한 만큼 새해에는 맡은 업무를 잘 해내고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의 주역인 조규성 선수, 서울 집중호우 때 배수구를 손으로 뚫어 시민들을 구한 최영진씨 등 13명이 시민 대표로 참여했다. 이들은 3개 조로 나뉘어 각각 11번씩 총 33번을 보신각을 타종했다.
인파 관리를 위한 경찰 180여명도 배치됐다. 서울시도 안전요원 957명을 배치했다. 또 타종행사 당일인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1시30분까지 보신각 일대 차도를 전면 통제하고, 오전 1시까지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들도 전국의 해맞이 명소에 몰려들었다.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는 새벽부터 10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오전 7시31분쯤 간절곶 앞바다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구름 사이로 새빨간 해가 떠오르자 곳곳에서 탄성과 함성이 터져나왔다. 가족들과 이곳을 찾은 장모(49)씨는 “올 한 해 동안 아들, 딸 모두 건강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경제도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도 해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오전 7시34분쯤 바다 너머 옅은 구름을 뚫고 붉은 해가 떠오르자 시민들은 저마다 올해 첫 일출 장면을 눈과 카메라로 담았다. 해가 떠오르자 시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손 모아 간절히 소원을 기도했다. 또 함께 온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곳곳에선 “새해에도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전국종합·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