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사망자 5명을 포함해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최초 발화원으로 지목된 폐기물 운반트럭이 속한 폐기물 수거업체 등을 전날 압수수색했다고 1일 밝혔다.
압수수색은 이번 화재의 발화원인 5t 폐기물 운반트럭이 방음터널 내에서 불이 나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찰은 폐기물 업체의 안전보건일지 등 화재 차량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차량 노후화 또는 정비 미비로 인한 착화 가능성 등을 폭넓게 열어두고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합동 현장감식을 벌여 불이 난 트럭의 차량 배터리 전기배선 등 모두 3종의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트럭 운전자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이번 화재로 숨진 5명의 신원확인 결과 여성은 3명, 남성은 2명이다. 연령별로는 60대 3명, 30대 1명, 20대 1명 등이다. 이들은 모두 차량 4대에서 발견됐다.
여성 3명 중 2명은 모녀 관계로 차량 1대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3명은 각기 다른 3대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이들 차량은 모두 최초로 불이 난 폐기물 운반트럭이 있던 차로 반대쪽인 안양 방향 방음터널 입구로부터 200∼300m 지점에 있었다.
경찰은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에 대해서도 도로 건설·유지 및 보수 등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방음터널 입구 인근에 있는 ‘터널 진입 차단시설’의 작동 여부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 시설은 사고 발생 시 차량 진입을 차단하지만 이번 화재 때에는 양방향 중 성남 방향 차단시설만 정상 작동하고, 안양 방향 시설은 미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모두 안양 방향 차로에서 발견됐는데,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대쪽 성남 방향 차로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과천=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