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 주요 저자들은 교회 일부의 지성적 결여를 극복하고,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를 더 확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기독출판인과 현장 목회자들도 지적 회심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 교회 내 독서 관련 소그룹 활성화와 도서관 설치, ‘한 달 한 책’ 등의 아이디어를 언급했다.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국민일보 올해의 책 추천위원으로 참여하며 “복음적 그리스도인의 공통적 약점으로 지성적 결여를 꼽는다”면서 “하지만 역사적으로 시대를 이끈 위대한 신앙의 선조들은 탁월한 지성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책은 위대한 신앙인들이 우리에게 주는 귀중한 선물이자 그리스도인에게 큰 복”이라고 강조했다.
이규민 장신대 교수는 “계시와 이성, 신앙과 학문의 두 눈과 두 팔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려면, 반드시 성경과 함께 선물로 주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며 “독서를 권장하고 안내할 책임이 부모 교사 교역자 등 모든 리더에게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교회 트렌드 2023’(규장)과 ‘교회를 선택한 사람들’(IVP) 책에 공저자로 참여한 정재영 실천신대 교수는 “감성이나 열정뿐만 아니라 지성도 하나님께서 주신 복이자 은사”라며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숙하기 위해 책 읽는 그리스도인이 되자”고 말했다.
‘나를 넘어서는 성경 묵상’(비아토르)의 저자 옥명호 잉클링즈 대표는 ‘한 달 한 책’ 운동을 제안했다. 옥 대표는 “지역 교회마다 이달의 신앙도서/추천도서를 선정해 지속적 독서를 권장하고, 기독서점과 연계해 선정도서로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원, 주방 주차 봉사자 등 교회 섬김이들께 선물 또는 시상하는 방법도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를 아는 지식’(복있는사람)의 저자 우병훈 고신대 교수는 “성경과 신앙을 더 잘 이해하고 삶에 바르게 적용하기 위해 한 달 한 권의 독서를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하루 한 생각’(꽃자리)의 저자 한희철 정릉감리교회 목사도 “교회 내 도서관을 설치하고 독서모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원규 소설가는 “책이 생명이 되고 영적 안목 확산의 결정적 교두보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고 했다. ‘일상에서 만난 교리’(생명의말씀사)의 저자 서창희 한사람교회 목사는 “김영하 소설가의 말로 대체하고 싶다. ‘책은요,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중에 읽는 거예요’”라고 했다. 기독출판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적극적 도서 구입을 권하는 말이다.
디지털 문화 속 책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김수정 두란노 부장은 “융합 콘텐츠의 원천 소스로서 책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면서 “종이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자책 오디오북 동영상북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책과 오프라인 판매를 넘어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가 디지털로도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우성규 최기영 양민경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