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정부가 전국의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는 방음터널 공사는 전면 중단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화재 사고 대책회의에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55개 방음터널과 지자체가 관리하는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쓰고 있다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방음터널은 철제 뼈대 위에 아크릴 소재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재질의 반투명 방음판을 덮은 구조다. PMMA는 투명도가 높고 성형이 쉬우며 소리를 잘 흡수하지만 휘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불이 붙기 쉽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방음터널과 유사한 재질로 계획됐거나 시공 중인 방음터널은 공사를 즉시 중단시키기로 했다. 이미 쓰이는 PMMA 소재 방음터널은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나 방화 보드로 보강하거나 전면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터널 상부가 열리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화재 대피와 구조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조치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터널 내 최초 화재 발생 차량인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운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