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춘 코스피, 2200대로 마감… 내년 ‘힘겨운 한 해’ 예고

입력 2022-12-30 04:09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코스피지수가 1.93% 급락한 2236.40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주요 지수를 모니터링하는 모습. 연합뉴스

반전은 없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까지 맥을 못 추며 2200대로 장을 마감했다. 이렇다 할 반등 요인이 없던 탓에 지수는 4년 만에 전년 말보다 하락했다. 코스피 하락률은 주요국 중에서도 사실상 최하위에 해당한다. 내년에도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증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5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0월 26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89% 내린 679.29에 마감했다.

2%에 가까운 증시 급락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폭증하며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을 받았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부진하고 애플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 같은 패턴은 올해 내내 지속됐다. 연초부터 변수가 됐던 중국의 코로나 방역 완화 여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판세는 연말까지도 가닥이 잡히지 않으며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악재 여파에 코스피는 올 들어 25%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767조원으로 전년보다 436조원 감소했다. 코스피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로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9월 2155까지 떨어졌다. 한때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2400 후반대까지 반등했지만 반짝 상승세에 그쳤다.


글로벌 지수와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등락률은 주요 20개국(G20)과 주요 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총 27개 국가 중 2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3위에서 두 계단 내려왔다. G20에선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꼴찌다.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과 실물경제 침체 속에 증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다수 국내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 저점으로 2000~2200, 고점으로 2450∼2800을 제시하고 있다. 내년에도 악재는 즐비하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내년에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를 야기했던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추세적인 상승 전환이 올 것으로 보는 건 너무 낙관적인 기대”라고 말했다.

실물경제와 부동산시장 침체도 변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관련 잠재적 부실들이 계속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기업 실적이 반등하면 증시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정착에 따른 효과 등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