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한국… “고정비 다 쓰고 남은 월급 고작 68만원”

입력 2022-12-30 00:05
국민일보DB

국내 금융소비자의 월평균 가구소득 489만원 중 대출 상환금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돈은 68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은 소득보다 지출이 커 저축 자체를 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전국 20~64세 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 포인트)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조사는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해 이용하는 사람에 한해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489만원이었다. 이 중 421만원은 보험, 대출 상환, 저축납입금 등으로 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제외하면 여윳돈은 68만원밖에 남지 않았다. 고정된 저축·투자금과 여윳돈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최대 150만원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소비자 2명 중 1명(45%)은 저축 여력이 소득의 30% 미만에 불과했다. 저축 여력을 묻는 설문에 응답자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커 저축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을 저축할 여력이 있다’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재정·경제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목표가 없다’는 응답은 31.3%였다. 17.9%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응답했다. 13.4%는 ‘재정 목표가 없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재정 목표가 없다는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저축 여력이 부족해 미래를 대비할 만한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에 대해선 응답자 82.7%가 투자를 경험했거나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가상화폐 투자 경험자 71.1%는 누적 수익률이 10%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고 답했다. 가상화폐 평균 투자액은 883만원이었으며, 300만원 미만 소액 투자가 62.3%를 차지했다. 세대별 가상화폐 투자율은 MZ세대가 37.6%로 가장 높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