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온라인플랫폼 보험상품 중개 땐 ‘빅테크 쏠림’ 가능성

입력 2022-12-30 04:05

내년 중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중개업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무게추가 빅테크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업계에서 제공하던 서비스가 있지만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큰 도움이 못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오히려 플랫폼의 중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 및 빅테크업계에 따르면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내년에야 출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8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후 보험업계의 강력한 반발 속에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조차 배포하지 못했고 시범 사업자 선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보험업계가 중개 서비스를 반대하는 근거 중 하나는 이미 유사한 서비스가 있다는 점이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2015년 11월부터 자동차보험 등 8개 범주의 보험 상품 가격 비교가 가능한 ‘보험다모아’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다모아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일조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우선 표준화된 가입조건으로 보험료를 산출하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다양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보험다모아에서 안내한 보험료와 실제 가입 시 보험료가 다르다는 불만도 많다. 이 때문에 사실상 각사 홈페이지 링크를 모아놓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쌓아온 빅테크 업체들의 경우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금융 당국이 카카오페이, 토스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중개로 판단하면서 중단시키기 전까지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중개 서비스가 도입되면 중소형 보험사들 위주로 빅테크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 업황에 대한 두려움보다 당장 눈앞의 실적 개선이 중요한 탓이다. 이에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인데도 일부 중소형사의 자발적인 협력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 빅테크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시작 전이지만 중소형 보험사들로부터 서비스 출시하면 함께 하자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빅테크가 중개 시장을 지배할 경우 이들이 보험사에 과다한 수수료, 시책비 등을 요구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 대한 수수료 부과가 이뤄지고 이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