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CSC 첫 입주 건물주, ‘하나의 중국’ 단체 설립자

입력 2022-12-29 00:05 수정 2022-12-29 00:17
중국이 운영하는 ‘비밀경찰서’로 의심받는 서울 송파구의 한 중국음식점 앞으로 28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 음식점은 매장 전광판을 통해 “부패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며 이달 말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권현구 기자

한국 ‘오버시즈 차이니스 서비스 센터’(OCSC)가 반체제 인사들에게 비판적이었던 한국 화교 1세대 인사의 건물에 주소지를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 정부가 한국에서도 반체제 인사를 협박하거나 회유하는 ‘비밀경찰서’가 운영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OCSC는 비밀경찰서로 이어지는 통로 중 하나로 지목되는 곳이다.

28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한국 OCSC는 2015년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 입주했다. 4층 규모의 이 건물은 한국 화교사회의 원로였던 고(故) 한모씨가 소유했다가 현재는 아들 명의로 돼 있다. 한씨는 2002년 중국 교민협회를 주도적으로 세웠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 협회는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과 홍콩의 독립에 반대하고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됐다. 종종 반체제 인사에 대한 비판 의견도 냈다.

중국 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협회 설립 당시 리빈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의 통일을 고대하는 주한 화교들의 강한 바람과 확고한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씨는 “조국(중국)의 평화통일을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단합하고 분투할 것”이라고 화답했었다.

현재 OCSC는 한씨의 뒤를 이어 협회 회장을 맡은 A회장 소유의 법인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A회장은 2016년 부인이 대표였던 법인의 상호를 ‘오버시즈 차이니스 서비스 센터’로 변경했다. OCSC의 한글 이름이다. A회장 역시 강경 발언을 쏟아냈었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 문제이며 어떤 형태든 외부 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내용이 신화통신에 나오기도 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제기하는 비밀경찰서 의혹의 핵심도 반체제 인사 회유·협박 부분이다. 세이프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53개국에 최소 102개의 비밀경찰서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OCSC를 통해 비밀경찰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국내 OCSC가 실제 비밀경찰 활동과 연결될 수 있는 일들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한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비공식 주치의로서 한·중 수교를 위한 ‘비밀특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국 내 인맥이나 영향력이 탄탄했던 인물로 볼 수 있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화교 최초로 국민훈장도 받았다.

양한주 성윤수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