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가 145일간의 우주여행 끝에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안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달을 품은 다누리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과학기술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7일 오후 6시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최종 성공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다누리는 임무궤도(달 상공 100㎞±30㎞)를 초속 1.62㎞의 속도로 약 2시간마다 공전하고 있다. 탑재 장치 역시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고 1년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연료량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스페이스X 로켓 ‘팰컨9’에 실려 우주로 쏘아 올려진 뒤 누적 730만㎞를 항행했다. 약 5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었지만 변수는 없었다. 달에 접근하기 위한 4번의 궤적수정기동, 달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되기 위한 3번의 진입기동이 모두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진입기동은 당초 5번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다누리가 예상보다 순항하면서 3번으로 단축됐다. 29일로 예정됐던 최종 궤도 진입도 이틀 앞당겨졌다.
다누리에는 고해상도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섀도우캠 등 6개의 탑재체가 실려있다. 현재 이 탑재체들은 바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달 표면을 향해 자세를 전환한 상태다. 항우연은 탑재체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한 달간 시운전을 진행한다. 이후 내년 2월부터 달 표면 영상 관측, 자기장·방사선 관측 등 각종 과학기술임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탑재체 중 편광카메라에 대한 해외 과학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포함한 달 전체 편광영상을 만들어낸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누리의 달 궤도 안착 성공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오랜 시간 다누리호 개발에 매진해 온 연구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앞으로 다누리가 보내 올 달 과학 연구자료를 기반으로 10년 뒤인 2032년에는 달 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보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2045년 화상탐사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