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올해의 책] 하나님의 사랑·자기를 내어주심의 은혜 만끽하길

입력 2022-12-30 03:03 수정 2023-01-11 18:24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우리가 믿는 것들에 대하여’(복있는사람)는 사도신경을 주제로 한다. 우리가 매주 교회에서 반복하는 이 고대의 신앙고백을 뼈대로 현대의 조직신학 논의까지 동원해 기독교의 본질과 깊이를 새롭게 드러낸 책이다. 정병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는 이 책을 두고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삼위 하나님의 사랑과 자기를 내어주심의 은혜를 만끽하도록 도와준다”고 평했다.

저자인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2019년 ‘질문하는 신학’으로 당시 국민일보 올해 최고의 책 저자로 선정된 바 있다. 3년 만의 재등극이다.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는 김 교수에 대해 “무슨 책을 내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며 “전통을 현대로 가져와 맘대로 버무리는데 그게 그렇게 맛깔나다”고 말했다.


한국 교회 트렌드 2023’(규장)은 교계에서 최초로 선보인 본격 트렌드 예측서다. 건강한 목회를 위해 정직한 현실을 대면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이상화 서현교회 목사는 “엔데믹과 포스트 코로나 상황을 맞이할 2023년 새해에 객관적 데이터로 목회 환경을 전망하여 교회 지도자들에게 사역 방향을 돌아보게 한 책”이라고 평했다.


목회 신학 국내 분야의 다추천 책은 ‘20세기, 세계, 기독교’(복있는사람)였다. 이재근 광신대 역사신학 교수가 세계 기독교 속에서 한국교회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저술한 저작이다. 홍종락 번역가는 “시야를 훌쩍 넓혀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목회 신학 해외 부문에선 ‘목회자들의 목회자’ 유진 피터슨의 ‘잘 산다는 것’(복있는사람)이 압도적이었다. 피터슨 목사의 미발간 원고 등 133편의 묵상을 엮은 글로 간결한 문장에 삶을 일깨우는 힘을 지녔다는 평가다. 이정일 사랑의교회 목사는 “이런 감성이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두란노) 역시 ‘팀 켈러의 탈기독교시대 전도’와 함께 다수의 추천을 받았다. 켈러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절정인 용서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한편, 세속화된 사회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 신앙 국내 분야에선 김호경 서울장로회신학교 교수의 ‘예수가 하려던 말들’(뜰힘)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종락 번역가는 “온갖 선입견 때문에 예수님의 비유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없었다는 걸 알려준 책”이라며 “그간 예수님의 비유들에 담긴 도발성과 놀라움을 눌러 온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자성했다.


김학철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비아)도 명품 그림을 신앙으로 해설해 다추천 목록에 올랐다. 김도완 비아토르 대표는 “기독교인의 미적 감각과 수준이 어느 정도일 수 있는지 최대치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일반 신앙 해외 분야는 국제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출판사 IVP의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에게 왜 복음이 필요한가?’와 ‘내향적인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회 사용 설명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소 긴 제목이 책의 가치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다.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왜 복음이 필요한지, 개인화된 현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교회 공동체 속에서 더욱 성숙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안내하는 책들이다.


어린이 청소년 분야에선 드물게 ‘청소년, 기도 많이 걱정 조금’(사자와어린양)이 압도적 다추천 목록에 올랐다. 다음세대를 다독이는 80가지 명언과 말씀 묵상이 담겨있다. 박명준 바람이불어오는곳 대표는 “청소년 도서가 드문 기독 출판 시장에 참신한 기획으로 선보인 책”이라고 평했다.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지 않나요?’(죠이북스) 역시 당돌한 10대들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