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방해 및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27일 KH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와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 소재 KH그룹 본사와 관계사, 관계자 주거지 등 2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장소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자택과 강원도개발공사(GDC) 등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날 춘천지검이 맡았던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방해 사건을 넘겨받아 사건 기록 등을 살펴왔다. GDC는 지난해 6월 공개 입찰을 거쳐 알펜시아리조트를 7115억원에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매각했다. 그러나 입찰 참여 기업 두 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드러나며 입찰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강원지사였던 최 전 지사는 알펜시아리조트 자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했다는 혐의(입찰방해)로 입건된 상태다.
검찰은 GDC 사무실 및 KH그룹 재무담당 임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입찰 관련 회계 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를 분석한 뒤 최 전 지사에 대한 직접 조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KH그룹이 무자본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KH그룹의 송금 관여 정황을 포착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KH그룹은 쌍방울그룹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재임 당시 추진한 남북 교류 행사를 공동 주최한 아태평화교류협회에 자금을 후원하며 대북 송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이어 해외 체류 중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검찰은 KH그룹이 대북 경협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송금을 지원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의 KH그룹 압수수색이 대장동 개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사법 리스크’에 봉착한 이 대표에게 또 다른 압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