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동·청소년(만 0~17세) 자살률이 6년 만에 배 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대를 경험한 아동·청소년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7명에 달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자살은 아동·청소년 사망원인 1위다.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2009년 2.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4명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16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특히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인 2020년(2.5명)과 2021년(2.7명)에 크게 늘었다. 코로나로 우울감을 느끼는 학생이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아동·청소년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2017년 10점 만점에 6.99점에서 2020년 6.8점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만 15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가운데 27위에 그쳤다.
아동학대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명당 502.2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401.6명)과 비교해 1년 만에 100명 넘게 늘어났다. 반면 또래폭력 피해 경험률은 2018년 8.5%에서 2020년 5.9%로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등교 중지 여파로 보인다.
올해 아동·청소년 인구는 725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1%에 그쳤다. 2000년 기준 전체 인구의 25.7%를 차지하던 0~17세 인구가 20여년 만에 가파르게 줄어든 셈이다. 아동·청소년 인구 비중은 2040년 10.2%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줄면서 지난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전년 대비 3.9%포인트 급증한 19.0%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동·청소년 역시 증가 추세다.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률은 2019년 24.4%에서 2020년 30.5%로 늘어났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