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AI바이오영재고등학교(AI영재고) 유치에 성공했다. 그간 유치전을 벌여온 도내 시·군들이 입지 선정을 놓고 재격돌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KAIST는 자연과학, 디지털정보, AI 바이오 융합연구 등을 교육할 영재고를 2026년 3월 도내에 개교할 계획이다. 학생 정원은 270명으로 학급당 학생 수 10명씩 학년별 9학급 규모다. 내년 정부 예산에 신설 기획비 10억원이 반영됐다.
충북도는 영재고가 개교하면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지역의 풍부한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신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청주, 충주, 진천, 음성, 영동, 보은 등이 유치에 나서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방의회도 가세해 점점 과열되는 양상이다. 충북도가 내년 하반기쯤 입지 후보지 공모를 시작하면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군들은 도내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괴산군은 “영재고 유치는 지역소멸 방지를 위한 생존의 문제”라며 사활을 걸고 있다. 보은군은 유치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유철웅 영재고보은군유치추진위원장은 27일 “시·군마다 인구 소멸 대응 차원에서 영재고 유치에 나서는 것”이라며 “단체장 재선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와 별도로 청주 오송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에 국제학교 설계비 1억원이 포함됐다. 2024년 외국학교법인 유치를 확정할 계획이다. 2027년 9월 개교가 목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