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까지 택시운전을 하다 건강 문제로 그만둔 강덕성(78)씨는 매직테니스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서울 동대문시립노인복지관을 다니던 그는 대한테니스협회가 어르신 생활체육보급 사업으로 강사를 파견하면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건강에 정말 도움이 돼요. 실내외에서 다 할 수 있고, 상대가 있는 운동이니까 더 즐겁죠.”
매직테니스는 노인이나 어린이 등이 보다 쉽고 즐겁게 테니스를 배울 수 있도록 국제테니스연맹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라켓이 가볍고 공도 부드러워 치기가 수월하다. 강씨는 “노인들이 운동하기 쉽지 않은데 많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다.
농협에서 34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경기도 안양의 김언태(71)씨는 “말년에 같은 운동을 해보자”던 아내의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했다. 김씨는 “테니스에 매력을 느껴서 지금은 테니스만 친다”며 “동호회에서 함께 치다 보니까 친목도 다지고 활동량도 많아 운동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초고령화에 따라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체육이 있다. 60대 이상 생활체육 참여율은 2006년 28%에서 2021년 52%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21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체육활동이 신체 및 정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응답이 각각 90.5%, 89.7%나 됐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고령층에게 안전하고 다양한 스포츠 경험을 장려하기 위해 어르신 종목별 생활체육교실, 종목보급을 위한 비대면 사업, 어르신 생활체조 및 체력관리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 테니스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을 뺀 최근 4년간 누적 참가자가 2만8908명이다. 올해 산악, 궁도, 족구와 함께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수영은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전국 6개 시도에서 총 130회 강습회를 열었고, 누적참가자는 1500여명이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노인체육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체육회는 이달 초 ‘노인체육진흥포럼’을 열고 노인체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김미숙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노인들이 현재 참여하는 종목은 걷기(71%), 등산(16.2%), 체조(7.3%) 순이었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은 종목은 골프(17%), 수영(13%), 요가 등(11%), 낚시(7.9%) 순이었다. 김 위원은 “대부분 장비, 시설, 지도 인력 및 프로그램 등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종목”이라며 “노인 체육 현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진무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노인들의 여가 참여 증대 방안으로 매년 각 주에서 개최되는 시니어올림픽대회를 언급하며 “한국의 노인 대상 스포츠행사가 시니어올림픽대회처럼 일원화된 형태로 지역 예선을 거쳐 전국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될 수 있다면 노인들에게 더욱 각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언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