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영업점 수를 대거 축소하고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주식시장 냉각과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9월말 기준 국내 59개 증권사의 지점 수는 898개로 전년 동기(951개) 대비 53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점포는 지난 2020년 2분기(994개) 1000개가 붕괴된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해외지점 수 역시 66개로 2020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앞으로 증권사 영업점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월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 권역의 5개 지점(마포·상계·이촌·일산·합정)을 강북금융센터로 통폐합했다. 이달 중엔 광장동·송파·송도·부천·영통·안산·순천·구미 등 8개 지점이 사라질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23일 인천센터와 송도지점을 통합해 26일 이후부터 송도지점에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미 4분기 통폐합이 확정된 증권사들의 지점 수는 1분기(8개), 2분기(2개), 3분기(11개)를 넘어섰다.
영업점 축소 추세는 올들어 주식·채권 시장에 고루 악재가 터진 데다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부실 리스크가 확산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한 영향이다. 국내 59개 증권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했다. 여기에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고객들의 지점 방문이 줄어드는 추세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작업도 한창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영업과 리서치본부를 폐지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신설한 구조화 구조화금융본부를 폐쇄했다. 대규모 인력 감축도 시작됐다.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다올투자증권은 경영 관련 직무의 상무급 이상 임원이 전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1982년 12월 1일 이전 출생 정규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5일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1967년생까지 20년 근속 및 2급 부장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대상자 규모가 전체 정규직 인원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에도 시장이 암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계약직 직원이 전체의 30%에 달하는 증권업계 특성상 구조조정 한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