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 당당히 밝혀라” 野 “전방위적 野 파괴”

입력 2022-12-24 04:09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오른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제49차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여야는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를 둘러싸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전날 극적인 예산안 합의를 이룬지 하루 만에 여야 관계가 다시 ‘강 대 강’ 대치 모드로 전환되면서 얼어붙은 정국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두산건설이 45억원, 농협이 50억원, 네이버가 39억원, 분당차병원이 33억원, 현대백화점이 5억6000만원, 알파돔시티가 5억5000만원을 냈다. 합계가 178억원”이라며 “FC(프로축구단) 후원금을 기업들이 이렇게 몇십억씩 내는 경우가 있었나”고 지적했다. 이어 “성남FC 후원금은 성남에 연고를 둔 기업들이 냈는데, 이례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돈”이라며 “이 기업들이 다른 곳에 이렇게 후원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 본인 말대로 책임이 없으면 (검찰에) 가서 당당하게 밝히고 오면 될 것”이라며 검찰 소환 통보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반명(반이재명)계’ 갈라치기 전략도 취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169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도 더 이상 이 대표의 단체장 시절 개인 비리를 위해 ‘방탄 친위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방위적인 야당 파괴 공작”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춘천 강원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고 싸워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인지 물을 게 아니고,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할 거냐고 먼저 물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검찰 수사가 야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은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전방위적인 야당 탄압 파괴 공작, 정적 죽이기에만 진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두고 다시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예산안 처리 이후 남은 국회 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전날 예산안 처리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오는 28일까지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안전운임제, 추가연장근로제 등 법안 처리를 두고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도 진행 중이다.

박민지 정현수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