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언젠가 난 오션 브엉을 사랑할 거야

입력 2022-12-22 19:57

오션, 두려워 마.
길의 끝이 너무나 앞선 나머지
이미 우리 뒤에 와 있어.
걱정 마. 네 아버지는 둘 중
한 명이 서로를 잊을 때까지만 네 아버지야. 우리
무릎이 아무리 아스팔트에 키스해도
척추가 날개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오션,
듣고 있니? 네 몸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어머니의 그림지가 드리우는
모든 부분이란다.
여기, 한 가닥의 지뢰선으로 깎아내린
어린 시절에 살았던 집이 있네.
걱정 마. 그냥 그걸 지평선이라고 부르면
절대 닿을 일 없으니.
오늘은 오늘이야. 뛰어. 구명보트가
아니라는 걸 약속할게. 너의 떠남을
거둘 만큼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가 있어,
불이 꺼진 직후, 그의 다리 사이
희미한 횃불을 아직 볼 수 있을 때,
넌 그걸 쓰고 또 써서
네 손을 찾지.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하니
네게 스스로를 비울 입 하나가 주어졌지.
두려워 마, 총소리는
조금 더 오래 살려는 자들이 내는
실패하는 소리일 뿐. 오션아, 오션아-
일어나. 네 몸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몸의 미래야. 그리고 기억해,
외로움마저도 세상과 같이 보낸
시간이라는 걸. 여기,
모두가 있는 방이야.
네 죽은 친구들은 바람이
풍경風磬을 통과하듯
너를 통과하고 있어. 여기 절름발이
책상 그리고 그 책상을 지탱하는
벽돌이 있어. 그래, 여기 방이 있어
따뜻하고 피처럼 가까운,
맹세해, 넌 잠에서 깨면-
이 벽들을
피부로 착각할 것이라고.

-오션 브엉 시집 ‘총상 입은 밤하늘’ 중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오션 브엉이 2016년 발표한 첫 시집이 안톤 허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베트남 출신의 오션 브엉은 이 시집으로 T. S. 엘리엇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