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없고 없을지라도

입력 2022-12-23 03:03

기독교 신앙은 두려움을 없애줍니다. 그 무엇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믿는 것입니다. 천국과 지옥을 이야기할 때, 지옥 형벌의 무서움을 말하기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즐거움을 가르쳐야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하나님께 아름다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에게는 감사하는 마음보다, 불평과 한숨만이 가득합니다. 무엇인가 감사할 조건을 찾아보지만,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성도 여러분. 감사는 조건이 아닙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박국 예언자는 즐거워하고 기뻐할 조건을 아무리 찾아봐도 하나도 찾을 수 없지만 나는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며, 나를 지켜주심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언자의 삶을 우리의 삶이라고 한다면 감사할 것이 아니라 불평하고 원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풍성하고 잘되어야 감사하다고 하는데, 거둘 것이 없고, 쌓아둔 것이 없어도 감사하고, 기뻐한다면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우리도 무엇을 감사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삶이 평안하였습니까. 걱정 근심이 사라졌습니까. 하는 일마다 어려움이 없이 잘 됐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하지 않았던 일이 내게 일어났고, 바라지 않는 일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감사할 일도, 기뻐할 일도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주일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그 은혜에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조건 때문에 감사한다면 그것은 형식적인 감사입니다. 우리는 형식적인 감사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의 감사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집사님은 감사예물을 미리 드려 별명이 ‘선불 집사’라고 합니다. 그만큼 하나님께 기도할 때 믿고 구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도 바울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감사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감사하는 삶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원망이 없어야 감사할 수 있습니다. 원망은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원망하는 마음에 감사가 없고, 기도가 없으며, 찬양이 없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이 없을 때, 우리의 신앙은 성숙한 신앙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비교하는 마음이 없어야 감사할 수 있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다른 사람과 자꾸 비교합니다. 그러나 비교해봐야 마음만 상할 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나은 것이 있다면, 내게도 다른 사람보다 나은 것이 있습니다. 나에게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내게 없는 것만 찾으니까 자신은 실패한 인생이고, 불행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셋째 욕심이 없어야 감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욕심이 있어야 발전합니다. 그러나 욕심을 버릴 때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욕심이 있기 때문에 부자가 되고, 권력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삶 속에 풍성한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없고 없을지라도 감사하는 성도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정하 목사(샬롬교회)
◇약력 △1959년 강원 삼척 출생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과, 서울장신대학교 신학과 및 신학대학원 졸업 △2006년 샬롬교회 개척 △2010년 10월 루게릭병 발병 △국민추천 대통령훈장 표창 △‘지금 행복합니다’(청우) 펴냄.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