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돌출 행동에… 숨고르기 들어간 대장동 수사

입력 2022-12-22 04:07
뉴시스

대장동 비리 사건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사진)씨가 1주일째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검찰의 대장동 수사도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 14일 자해 시도 이후 중환자실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대장동 공판’ 재판부에 앞으로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김씨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그의 범죄수익 260억원 은닉 혐의 외에 추가 범죄 단서에 대한 보강 수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조만간 김씨가 입원해 있는 아주대병원을 통해 그의 건강 상태 및 조사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간 김씨 변호인을 통해 폐 기능 상실 가능성 등을 전달받았는데, 직접 확인 절차를 벌여 정확한 현 상태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결과에 따라 조사 재개나 신변보호 조치 여부 등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씨 측은 당분간 병원 치료가 불가피하며 향후 호전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최근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씨 조력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은닉 재산 260억원에 얽힌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의 통장 관리자로 알려진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는 지난 20일 구속이 적절했는지 다시 판단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다. 이씨와 또 다른 조력자 최우향(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씨는 김씨 지시를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천화동인 1호 자금 등 대장동 범죄 수익 260억원을 토지·수표 매입 등의 방식으로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6월 본인 명의로 사들였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일대 토지에 대해서도 법원으로부터 추징보전 결정을 받아낸 상태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해당 토지에 대한 가압류 결정이 내려지자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하며 맞섰다. 그러나 지난 12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김씨는 결정문이 송달된 지난 14일 오후 10시쯤 수원시 장안구 한 도로에 세운 자신의 차 안에서 몸에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김씨의 자해 시도라는 돌발 변수 여파가 장기화되며 사실상 이번 수사의 종착지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조사 시점은 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조사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장동 관련 범죄 수익에 대해선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