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21일 국회에서 노동개혁을 주제로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다.
특히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대설이 나오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이날 모임에 참석해 손을 맞잡아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자신들을 둘러싼 이른바 ‘김장연대’에 관해 말을 아끼면서도 부인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권성동 윤상현 의원 등 다른 당권 주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공감 모임은 이날 오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 40명이 참석했다.
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한국 경제의 이중적 노동시장,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없이는 대한민국 경제가 한 발자국도 더 못 나간다”라며 “지지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대통령은 (개혁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중앙노동위원장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각각 ‘디지털 전환과 노동개혁’ ‘윤석열정부 노동개혁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긴 호흡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을 정부에 거듭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노동개혁의 걸림돌은 다름 아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포퓰리즘”이라며 “(포퓰리즘은) 노동개혁을 ‘친자본·반노동’이라고 표현하는데, 오히려 제도적 소외계층을 끌어올리는 게 노동개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모임 뒤 ‘김장연대는 언제 공식화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김장연대라는 것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 없다”며 “김장을 담그면 되는 것이지, 선언하고 담그나”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김장을) 잘 담가서 정치권에 영양분을 잘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도 ‘김장연대’와 관련해 “맞선 본 지 얼마 안 됐다”면서 “커피도 먹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데이트를 해야 결혼할지 결정하지 않겠나”라며 여지를 남겼다.
다른 당권 주자인 안 의원과 권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의 안방 격인 대구 지역을 찾아 각각 당원과 경제·교육계 인사를 만났다. 안 의원은 대구에서 ‘김장연대’와 관련해 “만약 어떤 연대 움직임이 있다면 그건 혼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여권 일각에서 거론됐던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대한 ‘차출설’에 대해선 현실화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 양반들 심사를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건 제가 잘 모르겠다”면서 “무슨 차출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차기 전당대회를 내년 3월 8일이나 10일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8일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치르느냐,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느냐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올림픽체조경기장이 킨텍스보다 참석자들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치르자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으로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 원로 인사들이 물망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