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간편결제 앱 한 곳에서 다른 카드사의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게 하는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오픈페이)’가 22일부터 시작된다. 빅테크의 결제 시장 진입과 애플페이 상륙 등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회사 간 장벽을 허물고 연합해 내놓은 서비스다. 다만 삼성페이·네이버페이 등 기존 범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 호응을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2일부터 신한·하나·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가 시작된다. 예를 들어 KB국민카드의 ‘KB페이’ 앱에 하나카드나 신한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복수의 신용카드사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 카드사별 앱을 다운받아 구동해야 결제가 가능해 소비자 불편이 컸다.
카드사들이 오픈페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빅테크에 잠식돼가는 결제시장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는 하루 평균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이중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이용률이 66%에 달했다. 카드사(34%)의 배 수준이다.
국내 상륙이 임박한 애플페이도 카드사 연합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었다.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조만간 애플페이 서비스를 국내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폰·현대카드 이용자로 잠재 수요층이 한정돼 있어 파급력은 당장 크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지만 애플페이의 해외 성공 사례에 비춰 잠재력이 작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오픈페이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선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범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이 많지 않다게 한계로 지목된다.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삼성페이는 기존에도 모든 카드사 상품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기에 이용자들이 오픈페이로 넘어갈 유인이 적다. 온라인 결제의 경우에도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서비스의 편의성이 압도적으로 크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 3개사만 서비스에 나선다는 점도 한계다. 롯데카드, 비씨카드는 각각 내년 2월, 3월 참여할 예정이다.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는 각각 내년 1분기와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참여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처럼 특정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밀고 있는 카드사로서는 선뜻 결제 플랫폼을 개방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